48년이 넘는 긴 세월, 매주 일요일 아침에 모여 공을 차며 서로의 건강과 친목을 다지는 모임이 있다.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지천명을 앞둔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는 속초 조광축구회(회장 최상복, 이하 조광FC) 취재를 위해 지난 21일 고성군 토성공설운동장을 찾았다. 설악산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푸른 천연잔디가 잘 정리된 카펫처럼 보이는 운동장에서는 이미 축구 동호인들이 모여 몸을 풀고 있었다. 곧이어 조광FC와 천우(토성면 축구동호회)의 연습경기가 시작됐다. 선수들 각자 위치를 지키며 경기 내내 파이팅을 외치고 서로 독려하며 공격과 수비를 이어갔다. 연습경기지만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에 실전과 같은 생동감과 박진감을 느낄 수 있었다. 경기는 조광FC의 승리로 끝났다.
20~70대 98명 회원 참여
조광FC는 1974년 5월 1일 30명의 회원으로 창단했다. 당시 속초 관내 생활체육 축구팀을 연합해 발족했다. 현재 20대~70대 98명의 회원이 운동을 하고 있다. 창단 당시 20대였던 회원들은 이제 관록의 70대가 됐고, 젊은 층과 노년의 회원들이 잘 어울려 조화를 이루며 역사와 전통의 축구 동호회로 뿌리를 내렸다. 지난해에는 70대 팀을 정식 창단해 노년에도 축구를 계속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조광FC는 △속초시축구협회장기대회 20대 청년부 우승 3회, 50대 노년부 우승 2회, 60대 실버부 우승 3회 △속초시장기대회 청년부 우승 3회, 60대 실버부 우승 3회 △신흥사배대회 60대 우승 1회를 이룬 전통의 강호 팀이다. 이외에도 각종 클럽대항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수많은 입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전국대회에서도 2020년 K7 리그 20·30대 2위에 이어 2021년에는 K6 상위리그에 진출해 현재 우승이 유력하며, 우승 확정 시에는 K5 리그로 승격하게 된다.
최상복(51) 회장은 “전 연령대가 함께하는 가족 같은 분위기다. 매월 첫 주 일요일에는 전 회원이 다 모여 게임을 즐기고 정기 월례회를 개최한다. 특히 조직을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는 회원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속초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종합운동장 천연구장 개방과 함께 현재 조성 중인 중도문 축구장 외에도 추가로 축구장이 더 생겨야 축구동호회와 스포츠 마케팅의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광축구회장기 축구대회 개최
조광FC는 축구에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연세FC 유소년 지도자, 속초중 코치, 그리고 엘리트 축구선수 출신들이 다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기초부터 배울 수 있다.
최창국 회원(73)은 “아직도 운동장에 나와서 뛸 수 있다는 게 제일 좋다, 폐활량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신체 모두가 건강해져 생활하는 데 많은 보탬이 된다. 칠십이 넘도록 아직 병원 신세 한번 지지 않는 것으로 만족한다. 축구 경기를 하다 좀 다쳐도 운동을 하면 치유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원 가입 후 지난 21일 첫 연습경기에서 골을 넣은 이종섭(27) 회원은 대학교까지 선수로 뛴 속초중 축구부 코치다.
‘조광축구회’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회장기 동호인 축구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 27~28일 창단 48주년 기념 제34회 조광축구회장기 속초시동호인 축구대회를 속초공설운동장과 노학 보조구장에서 개최했다. 지난 2019년 제33회 대회 후 코로나19로 3년 만에 치른 대회다.
조광 FC는 매주 일요일 오전 7시 30분부터 10시,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 다른 팀을 초청해 2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른다.
월 1회는 자체 경기를 통해 전 회원이 함께하며, 인근지역 원정 경기도 한다. 네이버 밴드 ‘조광축구회’를 검색해 가입신청 후 운동장을 방문하면 된다.
성낙규 인턴기자 nk_2232@naver.com
조광FC 회원들이 다른 동호회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며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종섭, 황보성준, 김승선, 여충구, 고명복, 진영지, 김성배, 고주환, 변영섭, 김상화, 정부경, 김택길, 장명운, 최상복, 황보구용, 최창국, 최중석, 최승석, 한정수, 차승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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